[시선뉴스 최지민] 19일(현지시간) 독일 함부르크 로텐바움세계문화박물관에서 조선 시대 문인석 2점에 대한 반환식이 열렸다.

이날 반환식에서는 한국 측에서 신성철 함부르크 총영사와 국외소재문화재재단의 김홍동 사무총장 등이 참석했으며 독일 측에서는 바바라 플랑켄슈타이너 박물관장과 함부르크 주의 카르스텐 브로스다 문화장관 등이 참석했다.

문인석은 내달께 국립민속박물관에서 공개된다.

1. 조선시대 문인석, 왜 독일에?

16세기 말∼17세기 초 제작된 것으로 추정되는 문인석은 1983년 독일인 헬무트 페퍼가 인사동 골동품상에게서 구매한 뒤 이사용 컨테이너에 숨겨진 채 독일로 넘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문인석을 보관중인 로텐바움박물관은 1987년 문인석을 구매했다.

2. 반세기 만에 고국 땅을 밟는 문인석

독일에서 돌아오는 문인석[국외소재문화재재단 제공]
독일에서 돌아오는 문인석[국외소재문화재재단 제공]

문인석은 능묘 앞에 세우던 석인으로 왕이 살아있을 때처럼 왕을 보호하고 왕에게 경배하는 형태를 띠고 있는데, 이는 생전의 영화를 보여주고 왕의 권위를 살려주는 장식적인 의미가 강하다.

문관을 상징하는 문인석은 머리에 복건을 쓰고 손에는 홀을 들고 있다.

반세기 만에 고국 땅을 밟는 문인석 두 점은 제작 시기가 16세기 말에서 17세기 초로 추정되며, 손에 홀을 쥔 모습이나 의복 형태는 유사하다.

그러나 두 석상은 크기와 표정엔 다소 차이가 있다. 한 점은 높이 131㎝·가로 40㎝·세로 32㎝이며, 다른 한 점은 높이 123㎝·가로 37㎝·세로 37㎝다. 이목구비도 뚜렷하게 다르다.

3. 독일 박물관의 통 큰 결단

함부르크 로텐바움박물관[국외소재문화재재단 제공]
함부르크 로텐바움박물관[국외소재문화재재단 제공]

독일 측은 지난해 11월 국외소재문화재재단 측에 문인석을 반환하겠다고 알렸다.

국립문화재연구소는 2014년부터 2016년까지 이 박물관에 있는 한국 문화재를 조사했고, 그 과정에서 박물관이 먼저 "문인석의 유물 성격과 출처 측면에서 불법성이 의심된다"는 의견을 전달했다.

해외 문화재 조사와 환수를 추진하는 국외소재문화재재단은 이 사안을 인계해 박물관 관계자 면담과 국내 전문가 검토를 거쳐 지난해 3월 박물관에 유물 반환 요청서를 보냈다.

이에 박물관은 별도 조사를 통해 문인석이 독일로 갈 때 이사용 컨테이너에 숨겨졌다는 사실을 확인한 뒤 함부르크주정부와 독일 연방정부에서 반환 절차를 진행했고, 이어 작년 11월 주 정부가 반환 결정을 알려왔다고 재단은 설명했다

4. 문화재 환수의 모범적 사례

함부르크에서 열린 문인석 반환식 [베를린=연합뉴스] *함부르크 총영사관 제공
함부르크에서 열린 문인석 반환식 [베를린=연합뉴스] *함부르크 총영사관 제공

바바라 플랑켄슈타이너 박물관장은 "이번 반환은 문화재 불법 유출이 오랫동안 사소한 범죄로 여겨졌고, 박물관 자신도 이를 자세히 살피지 않았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사례"라며 "대한민국에 귀중한 유물을 돌려주게 돼 기쁘다"고 소감을 전했다.

그리고 재단 관계자는 "독일 박물관이 1970년 문화재 불법 반·출입과 양도를 금지하기 위해 만든 유네스코 협약의 정신을 살려 반환을 결정했다"며 "이번 환수 사례가 우리 문화재를 소장한 외국의 많은 기관에 전파되고, 유물의 출처 확인 의무를 철저히 살피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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