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 심재민 / 디자인 김미양] 앞으로 한의원에서 혀 상태를 통해 건강을 체크할 수 있는 ‘설진’이 더 활발해 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국내 한의학계가 제안한 ‘설진기’가 국제표준으로 제정됐다.

18일 한국한의학연구원에 따르면 한의학에서 ‘설진’은 혀의 색깔이나 형태 등을 살펴 건강상태나 병의 증상을 확인하는 진단법이다. 그리고 이 ‘설진’을 객관화/정량화하기 위해 혀를 영상으로 찍는 장비가 ‘설진기’다.

한의학연구원 주도로 만든 전통의학 관련 분야가 ISO 국제표준으로 제정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그동안 뜸, 피내침, 한약 제품 라벨링 요구사항, 일회용 부항 등이 국제표준으로 제정되었는데 여기에 이어 다섯 번째로 제정된 것이 바로 ‘설진기’다.

이번에 국제표준화기구(ISO)로부터 인증 받은 ‘설진기’ 기술의 정식 명칭은 '혀 영상 획득 시스템 일반 요구사항'(ISO 20498-1)이다. 이 기술의 주요 내용은 혀 위치의 정위, 혀 영상 촬영을 위한 조명부, 영상 획득부, 데이터 처리부, 디스플레이, 안전성 등으로 구성된다. 이외에 설진기 안전성 확보와 핵심 성능 수행을 위해 요구되는 공통 사항을 담았다.

이번 설진기 국제표준 제정은 국내 한의학계 입장에서 의미 있는 일이다. 국내에서 개발/생산하고 있는 설진기 사양이 국제 ‘표준’으로 채택된 사례라는 것 자체가 일단 의미 있다.

이를 바탕으로 국내 기술이 세계 설진기 시장을 이끌 수 있는 대목으로 풀이된다. 한의학의 원조국로서의 입지를 굳건히 한 셈.

설진기 국제표준 제정을 위해 그간 많은 노력이 이어져 왔기에 한의학계의 기쁨도 커 보인다.국제표준 제정 작업을 위해 한의학연구원 미래의학부 김지혜 연구원이 프로젝트 리더 역할을 수행했는데, 국제표준화기구 전통의학 분야 기술위원회 22개 회원국 중 한⸱중⸱일 3개국 산업계 종사자가 참여해 4년간 개발했다. 이번 성과를 통해 국가별로 달랐던 혀 영상 데이터 통합이 가능할 것으로 연구원 측은 보고 있다.

이에 대해 김종열 한국한의학연구원장은 "국내 여건에 맞는 표준안을 국제표준으로 개발하기 위한 지속적인 노력이 필요하다"며 "우리나라 한방의료기기가 세계 시장을 선점하고 주도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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