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 김민정] 오는 14일 서울 석촌호수에 집채만한 오리가 등장할 예정이다. 물론 실제 오리가 아닌 오리 인형을 거대화 시킨 것으로 정확한 명칭은 ‘러버덕(Rubber Duck)’이다.

‘러버덕’은 전 세계인의 사랑을 한 몸에 받았던 네덜란드 예술가 플로렌타인 호프만의 공공미술 프로젝트로, 최대 가로 16.5m, 세로 19.2m, 높이 16.5m의 크기에 무게는 무려 1톤(1000㎏)에 달한다.

2007년부터 세계 각국 물 위에 등장하기 시작한 러버덕은 프랑스 생나제르, 일본 오오사카, 호주 시드니, 브라질 상파울로, 홍콩 빅토리아 항구 등 전 세계를 누비며 많은 이들의 사랑을 받았다.

실제로 5일간 머물었던 대만 가오슝에서는 50만 명, 홍콩에서는 30일간 무려 800만 명의 인파가 러버덕을 보기 위해 모여들었다.

▲ 작년 타이완의 가오슝에 등장한 러버덕 (출처/구글이미지)

그런데 이 거대 오리가 전 세계 곳곳을 돌아다니는 이유가 무엇일까?

이에 대해 호프만은 그의 홈페이지에서 “러버덕은 국경도, 경계도, 차별도, 정치적 의도도 없다. 친절한 러버덕은 치유하는 힘을 갖고 있으며 전세계의 긴장을 풀어준다. 러버덕은 부드럽고 친절하며 모든 이들이 즐길 수 있다”고 전했다.

호프만의 말처럼 이 거대오리 러버덕이 한국인들에게 감동과 기쁨, 그리고 치유를 선사할 것이라 믿는다. 지금 대한민국은 여야의 갈등이 날이 갈수록 첨예해지고, 세월호 참사 등으로 많은 사람들이 상처 입었으며, 일에 지친 사람들의 얼굴에서는 미소와 여유를 찾아보기 힘들기 때문이다.

이 ‘러버덕 프로젝트’와 비교하기에는 분명 무게감의 차이가 있지만, 지난 8월 프란치스코 교황이 한국을 방문했던 일이 떠오른다. 가톨릭의 정점에 있는 성자의 방문이라는 것 자체로도 의미가 있었지만, 낮은 곳으로 향했던 그의 행보에 수많은 한국인들이 희망을 얻고 마음을 ‘힐링’할 수 있었다.

▲ 러버덕 프로젝트의 공식 트위터 캡쳐(출처/트위터)

하지만 한국은 여전히 ‘힐링’을 갈망하고 있다. 때문에 이번 러버덕 프로젝트가 더더욱 기대가 된다.

다만 한 가지 아쉬움은 점은 한국인들의 ‘힐링’은 왜 자체적으로 이루어 질 수 없는가 하는 것이다. ‘프란치스코 교황’과 ‘러버덕 프로젝트’ 등으로 지친 마음을 달래려는 우리들의 모습을 일시적인 현상으로 치부해서는 안 된다. 이제는 대한민국 스스로가 국민들의 아픔을 보듬어줘야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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